줄거리
이터널 선샤인은 미셸 공드리 감독과 찰리 카우프먼 작가, 그리고 짐 캐리와 케이트 윈슬렛이라는 화려한 캐스팅으로 많은 영화 팬들에게 오랫동안 회자되고 있는 명작이다. 이 영화는 사랑과 기억, 그리고 인간관계의 본질에 대한 깊은 통찰을 감각적인 영상과 실험적인 구성으로 풀어낸다. 줄거리는 한 남자가 자신을 기억에서 지워버린 여자 친구를 따라 자신도 그녀를 잊기 위해 기억 삭제 시술을 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평범하고 내성적인 남자 ‘조엘’은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을 전혀 모르는 듯한 연인 ‘클레멘타인’의 태도에 충격을 받는다. 알고 보니 그녀는 조엘과의 기억을 지워버리는 시술을 받았던 것. 실망한 조엘도 똑같이 시술을 받기로 결심하고, 기억 속에서 그녀와의 모든 흔적을 삭제해나간다. 하지만 기억의 흐름 속에서 되살아나는 감정은 오히려 사랑의 본질에 대해 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기억이 지워지는 순간에도, 그는 클레멘타인을 놓고 싶지 않다는 마음을 점점 더 절실히 느낀다. 결국 조엘은 자신의 무의식 속에서 클레멘타인을 숨기려 하고, 이들이 함께한 기억 속에서 끝없이 도망치며 사랑을 지키려 한다.
등장인물 소개
등장인물은 매우 독특하고 깊은 성격을 가지고 있다. 주인공 조엘 바라시는 짐 캐리가 연기했는데, 그간 그의 코믹한 이미지와는 다른, 내성적이고 감성적인 남성을 섬세하게 표현해냈다. 조엘은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감정 표현에 서툰 인물로, 클레멘타인을 만나면서 삶이 바뀌는 경험을 하게 된다. 반면, 클레멘타인 크루신스키는 케이트 윈슬렛이 연기했으며, 염색한 머리와 충동적인 성격, 자유분방한 태도로 조엘과는 정반대의 성격을 지녔다. 그녀는 사랑에 적극적이지만 동시에 불안정하고 상처받기 쉬운 내면을 지니고 있어, 조엘과의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흔들린다. 이 외에도 기억 삭제 시술을 담당하는 락터 박사, 조엘의 기억을 탐색하며 시술하는 청년 패트릭, 그리고 시술소 직원 메리 등의 인물들이 각각의 에피소드와 비밀을 가지고 있어 영화에 긴장감을 더한다. 특히 이들 부가 인물들의 관계도 예사롭지 않다. 마치 기억 삭제가 단순한 기술적 행위가 아니라 인간의 감정과 윤리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장치로 작용한다.
작품평
작품평으로 보면, 이터널 선샤인은 단순한 멜로 영화가 아니다. 이 작품은 기억이라는 주제를 통해 우리가 왜 누군가를 사랑하는지, 그리고 왜 상처를 받았음에도 다시 사랑을 꿈꾸는지를 끊임없이 묻는다. 영화의 비선형적인 구성은 처음엔 혼란스러울 수 있지만, 그것이야말로 기억의 흐름과 감정의 복잡함을 고스란히 담아낸 연출이다. 찰리 카우프먼의 대본은 철학적이면서도 감성적이며, 관객의 생각을 끝까지 붙잡는다. 기억을 지워도 사랑은 남는다는 메시지는 단순한 감정에 그치지 않고 존재론적인 질문으로 확장된다. 망각은 축복이다라는 영화 속 대사는 잊는 것이 과연 좋은 일인지, 아니면 슬픔조차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감정인지 되묻게 한다. 짐 캐리는 그간의 코믹 이미지를 벗고 조엘의 불안정하고 섬세한 내면을 뛰어나게 표현했고, 케이트 윈슬렛 역시 통제되지 않는 감정을 가진 복잡한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연기해 찬사를 받았다. 특히 감정의 균형을 이루지 못한 두 사람이 서로를 이해하려는 과정은 사랑의 본질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해준다. 결국 이 영화는 사랑이 아프고 때로는 지우고 싶을 만큼 괴로울지라도, 그 기억이 결국 우리를 더 인간답게 만든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영화가 끝난 뒤에도 긴 여운을 남기는 굉장한 명작이라고 할 수 있겠다.